신용회복경험담
바쁘지만 안정된 일상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01 12:15
-
27
0
1. 도입부: 바쁘지만 안정된 일상
올해 마흔두 살, 편의점 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고령이고, 저는 미혼이라 두 분을 모시며 살고 있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점포에서 보내고, 퇴근하면 간단히 식사 준비하고 부모님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게 일상입니다. 힘들지만, 꾸준히 일하며 삶을 지탱하는 게 저에게는 큰 의미였습니다.
소득은 월 250만 원 정도로, 생활비와 부모님 병원비를 감당하기에 빠듯했지만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그저 무탈하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목표였죠. 하지만 그 일상에 작은 균열이 생긴 건 어느 날 친구가 보여준 스포츠 베팅 앱이었습니다.
2. 전개: “조금만 벌면 된다”는 착각
처음엔 2만 원, 5만 원씩 소소하게 걸어봤습니다. 승부를 맞히는 재미도 있었고, 가끔 적중하면 10배 가까운 돈이 들어오니 짜릿했죠. 어느 순간부터는 매출 정산이 끝난 뒤 남은 여윳돈으로 베팅을 하기 시작했고, 하루 이틀 새 수십만 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점점 금액이 커졌습니다.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 건, 큰 손실을 만회하려고 ‘더 크게’ 베팅하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급기야 소액 대출, 카드론까지 끌어다 썼고, 온라인 카지노까지 손을 대며 통제 불능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2년 8개월 동안 쌓인 빚은 어느새 6,500만 원, 대부업체 세 곳과 저축은행에서 끌어다 쓴 금액이었습니다.
밤에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새벽에 점포에서 혼자 정산하다가 울기도 여러 번이었죠. 부모님께는 당연히 숨겼고, 주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누가 봐도 제 잘못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무서웠습니다.
3. 위기: 부모님 약 봉투를 쳐다보다
결정적인 순간은 아버지 약값이 모자라서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으려다 거절당했을 때였습니다. 휴대폰으로 '한도 초과' 메시지를 받은 후, 약 봉투를 들고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습니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싶었습니다.
그날 밤 처음으로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다행히 그 친구는 판단력 있는 사람이었고, 바로 “이건 네가 혼자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조언해줬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회생이라는 제도조차 그때 처음 들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상담 예약을 하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불안뿐이었습니다.
4. 해결: 다시 시작할 기회
상담실 문을 열 때, 너무 긴장해서 손이 떨렸습니다. 상담사는 제 이야기를 조용히 들은 후, 개인회생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설명해줬습니다. 중요한 건, 도박으로 생긴 빚이라도 변제 의지와 상황이 분명하면 인가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서류를 모으고 신청서를 준비하는 데 3주 정도 걸렸고, 접수 후 약 2개월 뒤 개시 결정, 그리고 4개월 뒤 인가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총 6개월 정도가 걸린 셈입니다. 인가된 변제계획은 월 21만 원씩 36개월(3년간) 납부하는 조건이었고, 이후 남은 채무는 면책받는 구조였습니다.
법원 출석은 짧고 간단했지만, 판사님 앞에 서니 자연스레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후회와 반성의 마음이 너무 컸기에 떳떳하지 못했던 거죠. 하지만 판사님께서 “성실하게 변제를 잘 해나가시길 바랍니다”라는 말을 해주셔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5. 결말: 조심스럽지만 단단해진 오늘
지금은 개인회생 인가를 받은 지 9개월째입니다. 매달 21만 원씩 변제하며, 철저히 예산을 지켜 살아갑니다. 도박 앱은 물론, 휴대폰 결제 기능까지 모두 차단했고, 월급은 자동으로 통장 분리해서 관리합니다.
무엇보다도 부모님께 다시 떳떳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 부모님께 채무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이 과정이 끝나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저처럼 도박으로 인한 빚에 허우적대고 있다면 말하고 싶습니다. 도박 중독도 질병입니다. 혼자 해결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개인회생은 당신의 삶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반성하고, 계획하고, 움직이세요. 저처럼, 당신도 분명 다시 걸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