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5.28 14:45

42세 편의점 점장의 개인회생 이야기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2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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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가족을 위해 달렸던 나날

저는 올해 42살, 동네 편의점의 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미혼이고,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고혈압과 당뇨, 어머니는 관절염으로 오래 서 계시기도 힘들어, 생계는 거의 제 어깨에 달려 있었죠.

아침엔 물류를 받고, 낮엔 카운터를 보고, 밤엔 발주와 정산까지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릅니다. 몸은 고되지만, 부모님께 따뜻한 밥 한 끼라도 해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버텨왔죠. 겉으로 보기엔 착실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었지만, 제 안에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있었습니다.




 

2. 전개: 도박이라는 함정에 빠지다

처음 스포츠 도박을 접한 건 우연이었습니다. 친구가 알려준 어플에서 소액으로 시작했죠. 처음엔 재미삼아, 심지어 몇 번은 소액의 수익도 났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금액이 커지더니, 수익보다는 손해가 더 많아졌습니다.

잃은 돈을 되찾겠다는 생각에 계속 베팅했고, 결국 카지노 사이트까지 손을 댔습니다. 도박은 정말 순식간이더군요. 한 달에 수백만 원이 나가고, 생활비가 모자라 대부업체에서 500만 원, 또 1,000만 원… 그렇게 총 네 군데에서 돈을 빌렸고, 2년 8개월 만에 빚이 6,500만 원으로 불어나 있었습니다.

가게 수익은 그대로인데, 이자만 월 70만 원 넘게 나가고, 신용등급은 바닥이 되었죠. 부모님 몰래 숨겨야 했기에 스트레스는 더 심했고, 어느 순간 불면증과 공황 증세까지 생겼습니다. 가끔 가게 안 혼자 있을 때,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3. 위기: 엄마의 눈물, 내 현실의 거울

결정적 계기는 어느 날 어머니께서 몰래 병원에 다녀오시고도 약값을 못 냈다며 제게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훔치셨을 때였습니다. “넌 많이 힘든가 보구나” 하시던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저는 그날 밤 처음으로 도박 어플을 삭제했고, 현실을 마주 보기로 했습니다.

며칠간 검색하고, 사례를 읽고, 결국 마음을 다잡고 개인회생 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 부끄럽고 창피했습니다. ‘이 나이에, 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도박으로 빚진 사람’이라는 자책감에 상담실 문을 여는 것도 힘들었죠. 하지만 상담사는 비난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제 시작하셨네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이 위로였습니다.




 

4. 해결: 회복을 향한 첫걸음

개인회생 절차는 예상보다 복잡했지만, 진행은 체계적이었습니다. 상담 후 서류 준비, 법원 접수, 그리고 인가까지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저는 편의점 운영 수익으로 월 220만 원 정도를 벌고 있었고, 법원에서는 생활비 등을 감안해 월 45만 원씩 3년간 갚는 변제계획을 인가해주었습니다. 총 1,620만 원을 갚고 나머지 약 4,900만 원은 탕감되는 구조였습니다.

법원에 출석하던 날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마치 재판 받는 기분이었고, 긴장감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하지만 판사님은 제 나이와 상황, 부양 가족 등을 꼼꼼히 따져보시며 성실 상환 의지를 물으셨고, 저는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답했습니다.

변제를 시작하고 나서는 매달 고정지출이 생겼지만, 심리적으로는 훨씬 편해졌습니다. 채권자 연락도 끊겼고, 계획적인 생활이 가능해졌죠. 무엇보다 도박 충동을 이겨내는 데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상담소에서 소개받은 중독 치유 모임에도 참석하며 마음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5. 결말: 이제는 다시 살아가는 중입니다

지금은 개인회생 변제 1년 차입니다. 아직 길게 남아 있지만, 매달 조금씩 빚이 줄어드는 걸 보면 ‘살고 있다’는 실감이 납니다. 예전엔 월급이 들어와도 불안했는데, 지금은 적게나마 미래를 상상할 수 있어요. 부모님께도 상황을 솔직하게 말씀드렸고, “다시는 숨기지 말라”는 응원도 받았습니다.

앞으로는 이 경험을 교훈 삼아, 안정적으로 가게를 키우고, 나중엔 부모님 병원비 걱정 없이 모실 수 있는 딸이 되고 싶습니다. 더는 후회하지 않고, 다시 실수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있다면, 절대로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누구든 실수할 수 있고, 중요한 건 거기서 다시 일어나는 겁니다. 개인회생은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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